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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없이 찾아오는 여성에서의 뇌전증

관리자 | 2018-11-12 오후 1:58:35

 

 

 단, 진료시간은 변경될수 있으니 확인 후 진료예약을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원인과 복합적인 발병과정을 통하여 반복적으로 발작이 발생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을 ‘뇌전증’이라고 하며, 과거에는 ‘간질’이라고 불렸습니다. 2007년부터 ‘간질’이라는 병명이 갖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고자 ‘뇌전증’으로 새롭게 용어가 정립되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여성 뇌전증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월경뇌전증
일부 여성 뇌전증 환자에서 발작이 생리주기의 특정 기간동안 평소보다 2배 이상 일어나는 경우에 ‘월경뇌전증’으로 정의합니다. 이것은 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발작에 미치는 영향 때문으로, 프로게스테론은 발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에스트로겐은 발작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월경뇌전증은 프로게스테론이 급격히 떨어지는 월경전후,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올라가는 배란전후, 부적절한 황체기가 있는 경우 프로게스테론의 농도가 낮아지는 생리주기 후반부에 발작이 잘 일어납니다. 또 성호르몬과 일부 항뇌전증약은 같은 간효소에 의해 경쟁적으로 대사가 되기 때문에 생리주기에 따라 약물농도가 변할 수 있습니다. 즉, 에스트로겐 농도가 올라가면 항뇌전증약의 대사가 촉진되어 약물의 혈중 농도가 떨어져 발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월경뇌전증이 의심되는 환자는 발작이 증가할 때 약물농도를 측정하여 적정치료농도를 유지하도록 용량을 조절해 주거나 일시적으로 다른 약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임신
여성 뇌전증 환자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임신입니다. 이는 항뇌전증약 복용으로 인한 태아기형과 임신 중 발작으로 인한 합병증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임신으로 인해 호르몬의 변화, 체내대사의 증가에 따른 약물대사 변화, 그리고 심리상태의 변화가 생기고 이러한 변화는 임상적으로 뇌전증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1) 항뇌전증약의 기형발생 효과
임신 중 일어나는 발작, 특히 전신강직간대발작은 약물보다 임신에 미치는 위험(외상이나 저산소증 등)이 크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치료로 반드시 조절해야 합니다. 임신과 관련해서 특별히 안전한 약물은 없지만, ‘가능한 적은 용량의 단독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고용량이 불가피하다면 가능한 여러 번에 나누어 투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태아기형의 위험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인자는 약물의 복합치료입니다. 복합요법으로 치료한 여성 뇌전증 환자에서 태아기형의 위험은 약 3~9%로 일반인보다 2~4배 높습니다. 임신 첫 석달동안 약물을 단독요법으로 사용했을 때도 일부 항뇌전증약물은 선천기형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최근에 개발된 항뇌전증약의 위험은 아직까지 자료가 제한적이지만, 과거부터 태아기형의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약물들을 복용 중이라면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을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천기형 외에도 임신 중 사용한 약물이 출산한 아이의 인지발달, 특히 언어영역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미국신경과학회에서는 항뇌전증약을 투약 중인 가임기 여성에게 비타민의 일종인 엽산을 하루 0.4~4mg 보충하도록 권고합니다. 이러한 지침은 일반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엽산을 복용하는 것이 신경관결손(주요 태아기형)의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나온 것입니다. 특히 항뇌전증약 중 일부는 혈청 내 엽산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며 이는 임신 초기 선천기형의 발생 위험과 관련되어 있음이 알려지면서 더 타당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엽산 복용이 항뇌전증약을 복용하는 여성 뇌전증 환자의 기형아 출산율을 줄인다는 직접적 근거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입니다.
임신 중 항뇌전증약 사용의 일반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장 효과적인 항뇌전증약을 가능한 적은 용량으로 단독요법으로 치료한다.
- 신경관결손의 가족력이 있고 대체할 수 있는 항뇌전증약이 있다면 발프론산과 카르바마제핀은 피한다.
- 임신후 3개월 간격, 분만 전, 분만후 4~8주에 항뇌전증약의 농도(단백질과 결합하지 않은 자유형태의 약물농도)를 측정하여 용량을 조절한다.
- 임신 전과 임신 기간동안 하루 4~5mg의 엽산을 항뇌전증약과 함께 투여한다.
- 임신 15~20주에 초음파 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질 등의 산전검사를 한다.
- 임신 마지막 한달 동안 비타민 K 10mg/일을 투여한다.
요약하자면, 여성 뇌전증 환자가 임신을 원할 경우 1) 반드시 계획임신을 하여 엽산 복용을 미리하고 태아기형의 위험이 높은 항뇌전증약은 미리 변경하며, 2) 산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3) 임신 중 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임의로 항뇌전증약을 중단하거나 감량하지 말고 규칙적으로 잘 복용하여야 합니다.  
2) 항뇌전증약과 피임약과의 관계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발작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 성분이 포함된 경구피임약이 뇌전증 발작을 악화시킨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습니다. 라모트리진이라는 항뇌전증약은 경구피임약과 함께 복용시 혈중 농도가 25~75%까지 낮아져 발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반대로 일부의 항뇌전증약물들은 경구피임약의 효과를 감소시켜 계획하지 않는 임신을 할 수 있으므로 역시 주의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경구피임약으로 피임을 하는 경우 50ug 이상의 에스트로겐 호르몬을 추가로 복용하거나 루프 등 다른 피임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임신 중 발작의 악화
일부 뇌전증 환자는 임신 중 발작이 심해지거나 호전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발작이 악화되는 원인 중 하나는 체대 대사량의 변화로 약물의 대사가 증가하여 체내 약물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차가 있어 일관되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임신 중 투약 중인 항뇌전증약의 약물농도 측정을 고려해야 하며 결과에 따라 적절한 투약용량을 정해야 합니다. 발작 악화의 또다른 원인으로 태아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하여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전신강직간대발작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약물보다 더 위험하므로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한 약물은 꾸준히 잘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힙니다.
4) 출산 및 주산기 문제
여성 뇌전증 환자가 유산할 확률은 일반 산모에 비해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간전증, 출산후 출혈, 조산, 자궁내 발달장애 등의 출산과 관련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은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산부인과와 협진으로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성 뇌전증 환자가 출산시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분만이 더 안전하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 자연분만도 가능하나, 산통이 오래되거나 산모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발작을 할 가능성은 있으므로 즉시 제왕절개로 전환할 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5) 수유
모유수유는 영아의 감염병, 당뇨병, 백혈병, 영아돌연사증후군을 감소시키며, 수유하는 여성의 유방 및 난소암과 당뇨병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항뇌전증약을 복용 중인 뇌전증 산모에게도 모유수유는 적극 권장되어야 합니다. 한 연구에서 항뇌전증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아이들 중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이 분유로 자란 아이들보다 지능지수(IQ)와 언어기능이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발작조절이 잘 되고 있는 경우 모유수유를 위해서 항뇌전증약을 함부로 변경하면 안 됩니다. 대신 모유수유 중인 유아에서 혹시 있을 수 있는 항뇌전증약의 부작용(유아가 잠이 너무 많지 않은지, 젖을 빨지 못하는지, 섭취량이 적고 성장이 늦지 않는지 등)을 살펴야 합니다.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의심될 경우 분유로 전환하거나 의사와 상의하여 약물용량을 조절하거나 변경을 고려합니다. 
“뇌전증 여성의 피임, 임신, 출산, 그리고 모유수유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의사와 상담하면서 미리 계획하고 잘 준비하면 대부분 아기와의 행복한 만남을 가질 수 있습니다. 위축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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