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아이들은 눈의 길이도 함께 자라기 때문에 근시가 한번 생기면 시간이 지나면서 시력이 점점 나빠진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가까이 대고 보는 미디어 기기 사용이 늘면서 어린이들의 근시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단순히 안경을 착용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인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조기 근시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면 중에 착용하는 '드림렌즈(각막굴절교정렌즈)'와 '아트로핀' 안약치료가 근시 진행 억제와 시력 교정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잠 자는 동안 착용하는 ‘드림렌즈’
드림렌즈는 밤에 잠자는 동안 착용하면 낮 동안에는 안경 없이도 잘 보이게 해주는 특수 렌즈다. 이 렌즈가 각막의 중심부를 눌러줘 곡률을 평평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빛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게 된다. 이런 원리로 근시와 일부 난시를 교정할 수 있으며,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근시 진행을 억제한다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렌즈는 아침에 빼고 낮 동안에는 안경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효과를 유지하려면 매일 밤 꾸준히 착용해야 한다. 드림렌즈는 보통 초등학교 1학년 정도부터 착용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에 따라 렌즈를 스스로 끼우고 빼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눈에 염증이나 감염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에는 부모님의 도움이 꼭 필요하며, 렌즈 착용이 가능한지 여부는 안과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드림렌즈를 착용한다고 해서 이미 진행된 근시가 되돌아가지는 않으며, 렌즈를 착용하고 있는 중에도 근시는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 드림렌즈를 권장하는 이유는 시력을 일정 시간 교정해 줄 뿐 아니라 근시 진행 속도를 효과적으로 늦춰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근시 악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드림렌즈는 최소 6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7~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면이 부족한 고등학생은 드림렌즈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1, 2시간만 착용하면 시력 교정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다른 시력 교정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소아근시의 안약 치료 ‘아트로핀’
소아 근시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안약 치료법은 ‘아트로핀’ 치료다. 이 안약은 시력을 직접 교정해주지는 않지만, 수정체의 조절 기능과 공막(눈의 흰자)의 성장을 억제해 성장기 아이들의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근시 억제를 위한 치료에는 희석된 저농도(0.01%에서 0.125%까지 다양한 농도) 아트로핀 안약이 사용되며, 자기 전 하루 1회 점안하는데, 보통 만 4세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2년 이상 꾸준히 사용하면 근시 진행이 느려지는 효과로 알려져 있다.
아트로핀 안약은 근시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몇 가지 단점과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시력을 직접 교정해주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함께 착용해야 한다. 초기에는 눈부심이나 근거리 시력 저하처럼 초점이 잘 맞지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저농도(0.01 ~ 0.05%)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 잘 적응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리바운드 효과’다. 이는 의사와 상의 없이 치료를 갑자기 중단할 경우 근시가 다시 빠르게 진행되는 현상으로 오히려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안약 치료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며,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 전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눈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20-20-20 법칙’
눈 건강을 위해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습관으로는 적절한 조명 아래에서 독서나 작업을 하며, 눈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을 하루 30분 이하로 제한하며, 일주일에 3회 이상 야외활동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외에도 눈의 피로를 줄이는 ‘20-20-20 법칙’이 있는데 20분마다 시선을 화면에서 떨어트리고 20피트(60m) 떨어진 곳을 20초간 바라보는 행동을 통해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박지혜 대구파티마병원 안과 과장은 “근시는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라며 “아이들의 눈 건강을 위해 최소 1년에 한 번은 꼭 안과 검진을 받아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적절한 관리로 근시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