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2차병원 중심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3차 병원 본연의 중증 질환 치료를 특화함과 동시에 2차병원의 장점인 접근성을 살려 지역민이 불필요한 진료 대기시간을 줄이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2차병원은 흔히 우리가 찾는 이비인후과, 소아과, 내과 등 1차 의원과, 응급실을 갖추고 통상 암이나 난치병 등 중증 치료를 수행하는 3차 대형병원의 중간 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대구에는 대구파티마병원, 대구동산병원, 푸른병원, W병원 등이 이들 범주에 포함된다. 정부의 지원 확대 방침에 따라 최근 건물이 새롭게 증축되거나 리모델링을 시도하는 병원들은 대부분 2차병원이다.
지역민들은 질환 발생 시 3차병원만을 고집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러 과가 모여있어 협진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고가의 의료장비를 갖춘 점도 신뢰감을 높이고 있다.
2차병원도 3차병원 못지 않은 장비와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 같은 지역민의 인식과 홍보 및 인지도 부족 등 이유로 '스스로 찾아오는' 3차병원 대비 상대적으로 환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24시간 응급 진료 강화와 2차병원의 필수의료 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괄 2차 종합병원'을 선정했다. 3년간 2조1천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이며, 중등도 및 일정 수준 이상의 중증 진료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환자실 수가도 인상된다.
대구는 대구파티마병원,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대구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구보훈병원 등 4개 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선정된 병원 중 유일하게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어 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과 진료 연계 시스템 구축에 두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동산병원은 중환자실 병상을 9병상에서 내년까지 16병상으로 확대하며, 24시간 진료과 설정 및 운영, 지역 119구급대 방문 및 협조를 통한 응급실 환자 유치 등으로 응급진료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지역 상급종합, 병의원 협력을 확대하고 진료정보교류시스템을 활성화해 유기적인 전원 시스템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화된 의정 갈등 여파로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소위 '응급실 뺑뺑이'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지역 한 상급병원에서는 인력 및 병상 부족 등 이유로 신고 발생지 주변 병원이 수용을 거부해 오갈곳 없었던 20대 심정지 상태의 응급 환자를 소생시켜 일상으로 복귀시킨 사례도 있었다.
정부의 이번 2차병원 중심 응급진룣계 강화 정책은 2차병원의 성장은 물론, 지역 응급환자의 이송 지연을 완화해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필수특화 기능강화 지원사업'을 통해 특정 질환에 진료 역량을 갖춘 2차병원을 집중 육성한다. 화상, 수지접합, 분만, 소아, 뇌혈관 분야 등을 시작으로 점차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대구는 푸른병원(화상), 더블유병원(수지 접합), 효성병원(분만), 대구굿모닝병원(뇌혈관)이 선정됐다. 이들 병원은 해당 분야에 대해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하며 휴일과 야간에 발생하는 의료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되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2차병원의 성장은 3차병원에 있어서도 난치병과 중증질환 관련 연구 강화, AI/IC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할 차세대 의사과학자 양성 등 지역 미래 의학 전반의 발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아프고 다쳤을 때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큰 병원이 아닌 전문 의료기관일 수 있다. 정부의 이번 지정을 계기로 한 대구 2차병원들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