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간질로 불렸던 뇌전증은 주요 임상증상인 발작 때문에 오해와 편견이 더해져 환자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는 질환이다. 소아청소년 환자 뿐만 아니라 뇌혈관 질환, 뇌종양 등에 의해 성인 및 노인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고 전신 발작 외 다양한 양상의 부분 발작도 있어 모르고 방치하면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발작 원인을 알기 위해 증상이 언제 어떻게 발생하고 얼마나 지속되며 환자가 이를 기억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오랜 시간 부정적 편견에 갇혀 있는 질환인 뇌전증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적극적인 치료로 충분히 극복도 가능하다.
뇌전증의 정의, 어언과 유병률
뇌세포의 비정상적인 전기적 과흥분 때문에 발생하는 일시적인 증상을 "뇌전증 발작(=경련)"이라고 하는데, "뇌전증"이란 이러한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인 질환을 말한다. "뇌전증(Epilepsy)"은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는데 고대에 "신에 의해 발생한 신성한 병이고 특별한 치료가 없다" 혹은 "악마에 의해 영혼이 사로잡힌 병이다"라고 인식되었다. 국내에서도 과거 "간질" (속된 말로 "지랄병")로 불리며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이 많아 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환자들의 고통을 덜고자 2014년도에 "간질"에서 "뇌전증"으로 용어를 변경하였다.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천만명 (1,000명당 7명) 정도가 뇌전증을 앓고있고, 해마다 10만명당 60명 정도가 발생한다. 국내의 경우 18~19만명(1,000명당 4명)으로 조사되었지만 누락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 25~36만명 정도로 예상된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조금 더 많고, 15세 미만과 60세 이상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U"자 형태를 보이고 있다.
뇌전증의 원인
과거에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특발성'이라 분류했던 것들이 현재에 이르러 개인의 체질 (유전요인), 자가면역질환, 영상기법의 발달에 따라 국소 뇌병변 등으로 밝혀지고 있다. 뇌전증의 원인으로 영유아~소아청소년 때는 특발성(체질, 유전적 요인)을 포함하여 다양한 후천적인 원인(주산기 손상, 저산소성, 외상, 감염 등)들이 있다면, 60세 이상 고령에서는 뇌혈관 질환이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한 뇌전증 발생이 가장 많다.
뇌전증의 진단과 검사방법
뇌전증의 진단은 다음3가지 중 하나를 만족하면 진단을 하게 된다.
1) 뇌전증 발작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번 이상 재발하는 경우
2) 뇌전증 발작을 1번 헀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경우 (뇌 영상검사, 뇌파에서 이상 소견을 보임)
3) 특징적인 임상양상과 뇌파소견 등을 보여 따로 분류한 "뇌전증 증후군"일 경우
-소아 / 청소년 결신발작, 청소년 근간대발작 등
검사는 뇌파검사, 뇌영상검사(MRI/PET), 유전자 검사 등을 해볼 수 있다. 발작외 종류를 파악하거나 뇌전증발작과 실시 & 정신성 발작을 구분하는데 병력이 중요해서 목격자가 같이 병원을 내원하거나 동영상을 찍어오는게 많은 도움이 된다.
뇌전증의 치료방법
약물치료(항경련제)가 주된 치료이며, 현재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어 있다. 그 외 비약물치료로는 케톤식이요법과 수술/시술이 있다. 약물치료는 1)앞서 언급한 뇌전증 진단기준을 만족하거나 2)한번 발작을 했더라도 신경학적 진찰상 이상이 있는 경우, 3)뇌전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4)뇌수막염/뇌염을 앓은 경우, 5)골절 같은 주요 외상이 동반된 경우, 6)뇌전증 지속상태 (발작이 5분 이상 멈추지 않거나 30분이상 의식회복 없이 여러 차례 반복해서 발생한 경우)로 발현되는 경우에 시작한다.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치료 시작 후 3~5년간 발작 재발이 없고 뇌파가 정상화되면, 3~6개월에 걸쳐 조금씩 감량하여 5년 이후 중단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특정 연령 (영유아나 소아청소년 시기)에 호발하는 뇌전증 증후군은 해당 시기가 지나면 약물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 뇌전증 약물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맞는 항경련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발작 문턱을 낮추거나 항경련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술, 한약, 민간요법은 피해야 한다. 단기간 복용하는 약제는 대개 함께 복용해도 상관없으나 장기 복용이 필요한 약제는 의사와 상담하여야 한다. 일상생활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고 충분한 숙면으로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급적 낮밤이 바뀌지 않는게 좋고 직업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로 70% (2/3)의 환자는 발작 조절이 잘 되지만 30%(1/3)는 조절이 잘되지 않는데 이런 경우에는 케톤 식이요법이나 수술 및 시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케톤 식이요법은 주로 난치성 소아 뇌전증에서 고지방식이를 통해 생성되는 '케톤' (항경련 효과를 가진 물질)을 뇌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난치성 뇌전증의 경우, 발작을 유발하는 뇌부위가 국소적이고 수술 후 신경학적 후유증이 적은 곳이라면 뇌절제/전달경로차단 등의 수술적 치료를 적용해 볼 수 있다. 미주신경이나 뇌심부에 전극을 이식하여 자극을 줘서 발작을 억제하는 '미주신경/뇌심부 자극술'이라는 시술도 있다.
맺음말
아직 우리나라는 뇌전증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많다. 예고 없는 발작 자체도 괴로운 일이지만, 묵은 오해와 편견이 더해져 환자들의 고통이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나폴레옹, 소크라테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알렉산더, 도스토예프스키, 고흐, 잔다르크, 노벨, 루스벨트 대통령 등 수많은 위인들도 뇌전증을 앓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많은 업적을 남겼다. 뇌전증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더불어 환자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사회적인 관심과 지지가 함께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