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이란?
이석증의 정확한 변명은 "양성 발작성 체위변환성 현훈"으로, 전정기관인 세반고리관(3개의 반고리관)에 이석(귀안의 돌)이라고 칭하는 부유물질이 빠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석증은 100명당 2~3명이 평생 한 번은 경험하는 질환으로 여성에서 2~3배 더 흔하고 50대 이후에 잘 발생한다. 귀 안에 있는 내이에는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있는데 전정기관은 이석기관과 세반고리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석기관은 직선 및 상하운동을 인지하고, 세반고리관은 회전운동을 인지한다. 이석이 회전운동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으로 흘러 들어가 굴러다니면서 회전성 어지러움을 일으키고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하는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이석증이다 간혹 환자들이 달팽이관에 돌이 빠진 것 같다며 내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내이에서 세반고리관과 붙어있는 달팽이관도 빙글빙글 나선형 모양이라 어지러움을 일으키는 기관이라고 오해하기가 쉬운데, 달팽이관은 청각기관이라 이석증과 상관이 없고 이석증은 청각 쪽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석증의 증상
어지럼 양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회전성 어지럼(현훈)이다. 환자들은 돌아눕거나 누웠다가 일어나거나 고개를 움직이면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회전성 어지럼은 주로 귀와 연관되어 있다. 이석이 회전성 움직임을 인지하는 세반고리관에 엉뚱하게 굴러 들어가면 빙글빙글 돌리는 양상의 강렬한 어지럼이 생긴다. 만약 고개를 돌려도 이석이 자극되어 같이 구르지 않으면 어지럼이 안 생기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가 없다가를 반복하며, 이석이 자극되어 구르더라도 한정없이 굴러다니지는 않고 서서히 멈추기 때문에 고개를 가만히 두면 대개 1~2분 이내에 점점 어지럼이 사라진다. 빙글빙글 돌리기 때문에 오심과 구토가 대표적인 동반증상이다. 이석증이 있는 경우,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다 보면 근육이 뭉치면서 뒷목과 머리에 쪼이고 짓누르는 두통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지럼, 오심보다 욱신거리거나 터질듯한 강한 두통이 주 증상이라면 편두통이나 기타 질환을 먼저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청각 증상(이명, 청력저하, 귀 먹먹함 등)은 이석증에서 동반되지 않기에, 어지럼과 함께 상기 증상이 갑자기 동반된다면 메니에르병이나 뇌경색 같은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이석증의 위험인자
대부분의 경우에는 별다른 원인 없이 특발성으로 이석증이 발생하지만, 두부외상 후에도 이석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교통사고 직후 회전성 어지럼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서 이석증이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감기, 전정신경염, 이과적 수술 후에 발병하기도 하며 골다공증이나 비타민D 부족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많은 술을 마신 후에나, 편두통, 메니에르병, 스트레스에서도 이석증과 동일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특히 전정신경염과 메니에르병, 편두통은 이석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감별이 필요한 질환이다.
이석증의 종류
이석증은 세반고리관 중 어디에 이석이 굴러떨어졌느냐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앞(위)반고리관이나 뒤반고리관에 이석이 빠지면 주로 고개를 상하로 젖히거나 숙일 때, 또는 뒤로 눕고 일어서는 자세 변환시 이석이 굴러다니면서 어지럼을 느끼게 되고, 수평반고리관은 주로 고개를 좌우로 돌리거나 돌아눕는 과정에서 어지럼을 느끼게 된다. 여러 관에 이석이 동시에 빠진 경우에는 좀 더 복잡해진다.
이석증의 진단
병력상 이석증이 의심되면 의사가 직접 눈으로 진찰하거나 프란젤고글이라는 특수 안경을 씌우고 비디오 안진검사를 시행한다. 전정기관이 자극되면 어지럼과 함께 반사작용으로 동공의 떨림(안진)이 발생하는데, 이를 이용해서 어느 관에 이석이 빠졌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저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눈으로 보는 신경학적 진찰은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비디오 안진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위) 반고리관이나 뒤반고리관은 고개를 좌우로 45도 돌린 뒤 뒤로 눕히는 진찰시 빠진 이석이 자극되어 안진이 발생하고, 수평 반고리관은 누운자세에서 고개를 30도 정도 들어올려서 좌우로 돌리면 이석이 자극되어 안진이 발생한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명확히 이석증을 시사하는 소견이 안보이거나 애매한 경우와 비디오 안진 검사가 당장 불가능한 경우에는 나이, 기저질환 등에 따라 뇌혈관 질환 등의 기질적 원인을 선감별하기위해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회전성 어지럼과 안진이 확인되더라도 다른 신경학적 증상(말 어둔함, 갑자기 발생한 심한 두통, 근력저하, 보행장애 등)이 동반되면 두개내의 다른 질환(뇌혈관질환, 종양 등)을 감별하기 위해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이석증의 치료
이석증은 원래 위치에 있어야 할 이석이 엉뚱하게 세반고리관으로 굴러들어가 생기는 물리적인 현상에 의한 질환이다. 진찰이나 비디오 안진 검사로 이석이 빠진 관이 확인되면, 첫 번째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술기(이석 정복술)를 통해 빠진 돌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다. 그리고 둘째, 이석이 차차 조금씩 제자리로 찾아가도록 특정 자세로 수시간~12시간 누워 있게끔 침상안정을 시킨다. 이 두 가지가 근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 이석증 진단 후 이석정복술을 하더라도 곧바로 좋아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호전시까지 어지럼 및 오심구토를 계속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에는 전정기관을 적당히 억제시켜 증상을 덜 느끼도록 도와주고 오심구토를 가라앉힐 목적으로 항히스타민제, 신경안정제, 항구토제, 혈행개선제 등의 약과 주사를 쓴다. 만약 외상후나 고령, 기타 여러사유로 목을 잘 못 움직여서 정복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침상 안정과 함께 대증 치료약제 및 수액을 사용하면서 저절로 이석이 제자리로 찾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석증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빠른 진단과 함께 정복술, 침상 안정, 대증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정복술을 제대로 받으면 하루 만에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수일~수 주가 걸리기도 한다.
간혹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저절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는데, 며칠간 밤잠을 자는 것 자체가 일종의 침상 안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석증은 환자가 불편해서 그렇지 위험한 질환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환자마다 경우가 다르므로 치료를 바로 시작하지 않고 경과만 봐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석증의 재발
이석증의 재발률을 약 20~30%로, 환자 10명 중 2~3명이 재발한다는 것은 꽤 높은 비율이다. 재발 후 진단 및 치료법은 동일하게 진찰 혹은 비디오 안진 검사로 빠진 이석의 위치를 평가한 후 이석정복술, 침상 안정, 자가정복술, 대증약제 등을 사용한다. 병력이 이석증 가능성이 높은데 증상이 경미한 경우는 검사 없이 대증약과 자가정복술만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석증이 재발하더라도 매번 같은 관에 이석이 빠지라는 법은 없고, 이석이 빠진 정도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항상 동일할 수 없다. 이석증 이후 3개월 이상 지속적인 만성 어지럼이 있을 경우 내리는 진단명이 지속적 체위지각 현기증(PPPD)인데, 뇌 영상 검사로 혈관질환 등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고 이상이 없다면 대개 심리적 문제에 준해 신경안정제 등의 치료를 해볼 수 있다.
끝맺음
이석증은 결국 낫는다는 점에서 불편하지만 위험한 질환은 아니다. 혹시 이석증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신경과로 내원하시길 권장한다.












